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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 American Version




<책으로봤으면하는 아쉬움>
 군복무 시절 도서관에 들어서면 길게 한 줄을 차지하고 있던
밀레니엄의 인상은 깊이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물론 한번
읽어보려 노력했던 적이 있다. 왜 그럴 때 있잖은가, 뭔가
가슴을 뜨겁게 달궈주고 재미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며 읽고
나면 그 세계관에 깊이 코를 박고 헤어나오지 못할 매력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싶은 그 느낌.

 주말에 책 한권으로 그 세계관에 몰입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지 않은가? 니벨룽엔의 반지, 버나드 콘웰의 아서연대기,
10번 교향곡, 로스트 심벌 같은 책을 들고 지내는 주말.

 어쨌든 첫 권을 들고 읽으려 했지만, 그 때 맘 속 고민과 생각
보다 지루한 첫 전개(나이든 할아버지들의 끝없는 대화)에 질려
냅다 반납했던 기억 때문에 내겐 언젠가 읽어야겠지만, 그게 언제
인지 기약없는 책이었을 뿐이었다.

<감으로 찍은 영화>
 소설에 깊고 그나마 긍정적 인상이 남아서 였는지 이 영화가
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봐야겠다고는 생각했다. 다만
9000원어치의 값을 할 영화인가, 정오밖에 잡혀있지 않은 영화를
꼭 봐야하나 하는 생각에 잠시 미루다가 오늘 내 감을 믿고 상영관에
앉았다.

<짜임새있는 줄거리와 흥미로운 전개>
 생각보다 재밌다. 첫 장면은 이미 소설속에서 그렸던 장면이기에
마치 데자뷰를 느끼는 기분이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그러하듯 편집장과의 관계, 헨리크의 제안에 대한 이해관계등
설명을 해줘야 하는 부분들을 장면에서 느껴지게 하므로써,
그것도 앞으로 나아갈 방향의 장면들을 간단 명료하게 던짐으로서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건 명성을 익히 들어왔던 사람이건, 이 영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건 모두가 서로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인상깊다.

 후반에 조금 급작스런 마무리가 허무하기는 하다만, 군더더기 없고
쓸데없이 캐릭터를 방황시키지 않는 점이 마음에 꼭 들었다.

<시크하고 비밀스러우며 또한 여성적인 매력을 지닌 히로인>
 포스터는 그런 매력을 잘 표현하고 있다. 또 다르게는 영화 '한나'의
이미지 같은 느낌이다. 굉장히 냉정한 듯 보이면서도 아직은 여성적
감성을 내포한 모습을 보임으로서 알듯 모르겠는 매력을 더 향상시키고
있다. 그런 점이 참 마음에 든다.

<스피드감있던 오토바이>
 보통 추격씬은 시네마적 영상을 가지게 마련인데 1인칭의 시점으로
화면을 전환하면서 오토바이가 가지는 위험감과 속도감을 잘 살려냈다.

<마치 불륜 드라마가 같던 끝>
말 그대로다. 꼭 그렇게 끝내야 하나 싶다만, 어떻게 보면 그것도 좋은
것 같고...

<꼭 다음 영화도 극장에서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