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들어 흉흉한 이야기들과 사회, 어처구니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그에 맞는
일들이 곳곳에서 들려오다보니 잠시 넋을 잃고 살았다. 가슴속엔 그런 현실을
비탄하고 분노로 응어리진 삐뚫어진 마음이 잠시 자리를 잡고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어이 없는 일들에 대해 짧은 자기 표현적 댓글을 남길 때마다
항상 느꼈던 것은 아, 이렇기 때문에 나도 병들고 사회도 병들어가는 구나 하는 것이었다.
많은 이들이 하나에 잘 못 된 몰두를 하고, 그에 대해 열렬한 비난을 외칠 때 우리네들은
빠져나오기 힘든 자기도취에 빠지는 것이다.
저녁 때 잠시 눈요기거리로 보기 시작한 김영희 피디의 이야기는 방심하고 있던 내
응어리진 분노에 따뜻함을 가져다 주었다. 체증이 풀리는 듯한 기분이다. 내가 잊고 지내던,
아니 소중하게 느끼지 못했던 그런 기분들이 나를 덮쳐왔다.
어렸을 적, 그의 프로들을 보아오면서 시민들과 함께 울고 웃던 칭찬합시다, 이경규가 간다는
정말 내게 있어서 보약과도 같이 다가왔다. 있고 있던 서로간에 감사함, 고마움, 그들이 했던
훌륭한 일에 대한 동경, 사람 냄새가 확 풍기는 순가 정말 진심으로 울어봤던 것 같다.
슬퍼서가 화가나서가 아니라, 감동을 받아서 운적은 언제였던가.
얼마나 그런 감정을 찾느냐고 고생했는지 모른다. 어딘지 모르는 허전함과 공허함이 말끔히
제거된 느낌이다. 혹독한 추위에서 혹한기를 보낸뒤 얼음장 처럼 얼어붙었던 몸을 수증기 가득한
욕탕에 들어가 몸을 담그고 있는 기분이다.
정말 짧은 감정이었지만, 그 여운이 나의 일부분을 찾아준 듯한 느낌이다.
감동하는 삶, 그게 내게 없던 그 무언가였던 것이었다니... 아 너무 아득하게만 느껴졌던 감정이
솓아 오른다. 감동받고 감동하고 그에 맞쳐 울 수 있다니 얼마나 축복인가. 정말 기쁘고 고맙니다.
또 다르게 생각나는 것이 있다.
이 사회는 감동이 없다. 감사함도 없다. 고마움도 없다. 그리움과 자기위안, 분노, 서로에 대한
증오가 가득한 곳처럼 느껴진다. 신뢰도 무너진 듯하다. 남녀, 기득권과 소시민,
현대 사회를 만든 부모님 세대와 사회로 나서기 시작한 젊은이들
그래서 더욱더 칭찬합시다가 필요한 듯하다. 양심 지키기가 더 필요한 것 같다.
IMF 이후 더욱 각박해진 세상에 필요한 건 기쁨에 겨운 울음과 감동에 북받쳐오른 진심이
가득한 순간이 필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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